트럼프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경호요원 안전문제 도마 위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흘만에 퇴원을 강행하면서 그를 밀착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비밀경호국 요원을 위한 새로운 의문 : 누가 그들을 트럼프로부터 지켜주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한 행동이 SS 요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평가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이던 지난 4일 월터 리드 군병원 밖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돌발 외출을 한 것이나, 퇴원 후 백악관에 돌아와 마스크를 벗은 것이나 경호 요원들의 감염 위험을 높인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차에 탑승한 SS 요원들이 의료진이 착용하는 전신 방호복을 입은 장면도 포착됐다.
NYT는 대통령이 무엇을 요구하든 흔쾌히 '예스'라고 답하는 게 경호 요원 임무의 핵심이지만, 이로 인해 지금은 요원들의 건강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좌우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낸 재닛 나폴리타노는 NYT에 "경호 임무를 할 때는 총알도 감수해야 하지만, 이런 행동과 불필요하게 위험에 노출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며 "차량 행진은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의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인 베니 톰슨(민주·미시시피) 의원은 국토안보부에 경호 요원들의 안전 보호에 관해 설명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통령이 SS 요원들로 하여금 밀폐된 자동차에 자신을 태우고 다니게 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무시"라고 밝혔다.
톰슨 위원장은 "SS 요원을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것은 단지 그들을 위험에 빠뜨린 것일 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대중을 함께 위험에 빠뜨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미 SS 요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치러지는 올해 대선으로 코로나19 위험의 최전선에 노출된 상태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실내 유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소 2명의 SS 요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지난 7월 애리조나주 방문도 경호 요원 다수의 감염으로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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