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전 야권 대선후보 티하놉스카야, 러시아서 수배

입력 2020-10-08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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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전 야권 대선후보 티하놉스카야, 러시아서 수배
"러 경찰 수배자 명단 올라"…러-벨라루스 수사공조 때문인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 8월 벨라루스 대선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맞섰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가 러시아 경찰의 수배 대상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이날 티하놉스카야가 러시아 내무부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대선 후 신변 위협을 피해 이웃국가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대선 불복 운동을 이끌고 있는 티하놉스카야는 정권 이양을 위한 야권 조직 '조정위원회' 창설을 주도했다.
그녀의 제안으로 창설돼 야권 저항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조정위원회는 그러나 벨라루스 수사당국으로부터 권력 찬탈을 시도하는 불법조직으로 낙인찍혀 수사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7명 가운데 5명이 체포되거나 해외로 망명하면서 사실상 조직이 와해한 상태다.
조정위원회 창설을 주창한 티하놉스카야도 벨라루스 당국의 수사 대상이 돼 있다.
러시아가 그녀를 수배 대상자 명단에 올린 것도 벨라루스와의 수사 공조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사법기관 관계자는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국가' 틀 내에서 티하놉스카야 수배 정보가 공통 전산시스템에 등록된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그녀에 대해 수사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인테르팍스 통신에 설명했다.
옛 소련 '형제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9년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 조약을 체결한 뒤 국가통합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한편 현재 독일 베를린을 방문하고 있는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러시아가 루카셴코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은 벨라루스 국민의 운명을 결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푸틴을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 함께 (루카셴코 정권과 벨라루스 야권 간) 협상의 중재자로 초청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티하놉스카야는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면담에선 독일이 벨라루스의 독립 언론 및 시민사회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가 자진해서 사퇴하고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서방도 야권을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퇴진·재선거 불가 입장을 밝힌 루카셴코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달 중순 러시아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하고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달 23일 전격적으로 공식 취임해 6기 임기를 시작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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