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의구심 키우는 중국 부동산 개발사 유동성

입력 2020-10-08 11:30   수정 2020-10-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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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의구심 키우는 중국 부동산 개발사 유동성
헝다그룹 주식 공매도 수준 작년 4월 이후 최고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헤지펀드들이 지난주 중국 내 2위 부동산 개발사인 헝다(恒大·영문명 Evergrande)그룹에 대한 주식 공매도(주가 하락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를 크게 늘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금융사인 코어 퍼시픽 야마이치 인터내셔널의 연구원인 캐스터 팽은 "헝다그룹은 공매도하기 쉽지 않은 주식"이어서 아직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헝다 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이라고 말했다.
앞서 헝다그룹이 현금 흐름 때문에 중국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문서가 지난달 시장에 유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헝다그룹은 중상모략이라고 부인했다.

일단 홍콩 증시에서 헝다그룹 주식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 현재까지 19 홍콩달러대에 거래되며 괴문서 영향을 받은 25일의 약 14홍콩달러보다 크게 오른 상태다.
그러나 금융정보 업체인 IHS마킷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헝다그룹 주식 공매도 물량은 유통 주식의 18.5%로 2019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창업자 쉬자인(許家印)의 지분이 70%를 넘어 유통 주식이 많지 않은 편인 헝다그룹의 주식이 최근 상승세를 보였지만 헝다그룹 유동성 상태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헝다그룹뿐만 아니라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부채 문제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 경제 매체인 CNBC는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부채 증가가 다시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며 "이들은 아시아 최대의 투기등급 채권 발행자"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
호주 금융사인 ANZ는 최근 보고서에서 "헝다그룹 파문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상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고조시켰다"며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이 내년에 채권 상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ANZ 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만기를 맞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역내 채권은 770억달러(약 89조원)를 넘어 올해보다 약 16% 많고 내년 만기 도래 역외 채권도 500억달러로 47%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소는 중국 정부의 부채 감축 유도 등 정책 전환에 따라서는 부동산 개발사들의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금을 조달하기 위한 채권 차환 발행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헝다그룹의 경우는 이미 국제 신용평가사인 S&P가 최근 유동성 문제를 이유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S&P는 "헝다그룹의 단기 부채가 급증했다"면서 "6월 말 현재 58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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