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지원액 3조3천억 중 1천억만 남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차입금을 거의 소진해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1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나항공에 모두 3조3천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3조2천억원(구조조정 운영자금 2조4천억원·영구채 인수 8천억원)이 집행돼 남은 잔액은 1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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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했고, 한도 대출 8천억원, 스탠바이 LC(보증신용장) 3천억원을 제공해 모두 1조6천억원을 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더욱 심해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차입금을 모두 써버렸다.
채권단은 이에 올해 1조7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도 대출 형태로 1조7천억원을 지원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계속 끌어다 썼다"며 "최근에도 2천억원을 인출해 1천억원만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책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이 바닥을 보임에 따라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액 사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금 측은 지난달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자 아시아나에 2조4천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원 방식은 운영자금 대출 1조9천200억원(80%), 영구채 인수 4천800억원(20%)이다.
기금 지원 조건 중 계열사 지원 금지가 포함된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인 에어부산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두고 기금 투입 전에 자회사를 지원하려는 포석이 깔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 주식 1천10만1천10주를 300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계열사 지원 금지에 따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자회사 분리 매각도 채권단은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손자회사인 금호리조트 매각 작업은 이미 시동이 걸린 상태다.
금호리조트 매각 검토를 위한 자문 용역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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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일단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고선 시장 여건을 봐가며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채권단 목표대로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가 늦어져 새주인 찾기에 난항이 이어지면 막대한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비판도 나올 수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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