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접 언급 피해 적대감 억제…강온 양면 전략"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언론은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의 이례성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의도에 주목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심야에 열병식이 열린 것에 관해 "극적인 연출이나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있는 외에 미국의 정찰 위성에 의한 정보 수집을 경계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북한의 안전을 해치는 경우 강력한 공격력을 선제적으로 동원해 보복하겠다고 말했지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 적대감을 억제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감사합니다'는 발언을 반복했으며 반성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최신 무기를 과시한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 후에 대비 교섭의 여지를 남기면서 언제든지 최신형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온 양면 흔들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야간에 열병식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조명을 많이 사용해 연출 효과를 노린 것과 더불어 동원한 병력의 규모 등 전체 모습이 미국과 한국에 사전 포착되는 것을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 주재 각국 외교관들은 행사장에 접근하지 말라는 통지가 있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울러 당 창건 75주년을 맞은 10일은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경제, 군사, 외교 모든 면에서 최근 5년의 업적을 과시하는 화려한 무대여야 했지만 대미 교섭의 결렬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의 장애에 직면했다"며 심야 열병식이 국위를 과시하기 위한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서 "대외도발보다는 국위를 발양하거나 국내 결속 강화를 우선하려는 모습"이 부각됐다고 평가하고서 북한이 직면한 경제 제재, 코로나19, 대규모 수해 등 삼중고가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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