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대통령 "합당한 보복할 것"…아르메니아 "휴전 준수, 아제르군이 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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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용래 기자 =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교전해온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교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11일(현지시간) 휴전 합의를 무시한 아르메니아군이 전날 밤부터 아제르바이잔 도시와 마을들을 공격해 민간인 수십명이 숨지거나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아르메니아군이 아그흐담, 테르테르, 아그흐자벨리 등의 아제르바이잔 마을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이날 오전에도 아제르바이잔 북서부 도시 민게체비르가 아르메니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전날 밤 아르메니아군이 아제르바이잔 제2도시 간자에 미사일을 발사해 9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있다고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또 아르메니아군이 전날 밤 소규모 그룹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가드루트와 드줴브라일 방향에서 공격을 시도했으나 모든 공격이 격퇴됐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 과정에서 아르메니아군이 상당수의 병력과 군사장비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간자시 민간인 공격을 '전쟁 범죄'이자 '휴전 합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합당한 보복'을 다짐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이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방어군은 휴전 체제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아제르바이잔 측의 공격 주장을 반박했다.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 중인 독립 선포 공화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군 관계자도 간자시 공격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아제르바이잔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중심 도시 스테파나케르트와 다른 도시들에 포격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아제르바이잔군이 전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전투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의 중재로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휴전에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달 27일부터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에서 격렬한 교전을 이어왔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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