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타지크 철권통치…다른 4명 후보는 '들러리' 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국·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접한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 타지키스탄에서 11일(현지시간) 대선이 실시됐다.
7년 임기의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대선에는 에모말리 라흐몬 현 대통령(68)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입후보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대선 투표는 이날 타지키스탄 전국 68개 투표구 3천300여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일제히 시작됐으며 저녁 8시까지 이어진다.
등록 유권자는 약 490만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 검사를 받은 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밝혔다.
선거는 등록 유권자의 50% 이상이 참여하면 유효하게 되고, 투표자의 과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승리한다.
잠정 개표 결과는 투표 후 24시간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공식 개표 결과는 2주 뒤쯤 공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992년부터 30년 가까이 타지키스탄을 장기 철권 통치해 오고 있는 라흐몬 대통령의 당선을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공산당, 농민당 등이 내세운 4명의 후보는 형식상의 경쟁자들로 유권자들은 이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모른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유일한 실질적 야당으로 간주되는 사회민주당은 일찌감치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다.
라흐몬은 자신을 국가 안정의 수호자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해 국민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다.
야권 활동가들과 반정부 성향 언론인 등은 당국의 강력한 탄압으로 대부분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했다.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타지키스탄은 안보는 옛 종주국 러시아에, 경제는 이웃 국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인구 950만명의 소국이다.
2018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달러에 불과한 빈국이기도 하다.
옛 소련의 집단농장 소장 출신으로 지난 1992년 독립 타지키스탄의 최고회의 의장(국가정상 격)에 오른 라흐몬은 1994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된 뒤 1999년, 2006년, 2013년 대선에서 연이어 재선됐다.
그는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의 임기 제한을 없애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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