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 타지크 대선서 30년 장기집권 라흐몬, 90% 득표율로 승리

입력 2020-10-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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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 타지크 대선서 30년 장기집권 라흐몬, 90% 득표율로 승리
잠정개표 결과…7년 임기 5기 집권 성공, 1992년부터 철권통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국·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접한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 타지키스탄에서 실시된 대선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현 대통령(68)이 90%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것으로 잠정 개표 결과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는 라흐몬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입후보했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타지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전날 실시된 대선 잠정 개표 결과 라흐몬 대통령이 90.9%의 득표율로 당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5.3%로 파악됐다.

1990년대 타지키스탄이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내전 기간에 집권한 라흐몬은 자신을 국가 안정의 수호자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해 국민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다.
옛 소련의 집단농장장 출신으로 1992년 독립 타지키스탄의 최고회의 의장(국가정상 격)에 오른 그는 1994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된 뒤 1999년, 2006년, 2013년 대선에서 연이어 재선됐다.
지난 2016년에는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의 대통령직 임기 제한을 없애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라흐몬은 폐쇄 정책과 인권탄압으로 2011년 시사 주간 '타임'이 선정한 10대 독재자에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공공연한 친인척 비리 탓에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야권 활동가들과 반정부 성향 언론인 등은 당국의 강력한 탄압으로 대부분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했다.
이번 대선 승리로 30년 가까이 타지키스탄을 철권통치해온 라흐몬은 다시 7년 동안 5기 집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타지키스탄은 안보는 옛 종주국 러시아에, 경제는 이웃 국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인구 950만명의 소국이다.
2018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달러에 불과한 빈국이기도 하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 수십만명의 타지크인들은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에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라흐몬 대통령은 지난 1999년 대선에서 98%, 뒤이어 2006년과 2013년 대선에서도 각각 79%와 8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선 결과는 국제사회로부터 한 번도 공정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라흐몬 대통령이 9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선거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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