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참의장, '아프간 미군 조기철군' 트럼프 계획에 반기

입력 2020-10-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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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합참의장, '아프간 미군 조기철군' 트럼프 계획에 반기
밀리 의장, NPR인터뷰 "조건이 허용될 때 미군 철군할 것"
트럼프, 최근 "크리스마스 때까지 아프간서 복귀시켜야"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철군' 계획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전날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과 지난 2월 체결한 평화 합의를 거론하면서 "우리의 임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조건이, 그리고 지상에서의 정세가 허용될 때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이어 "조건에 기초한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결정이었다"면서 "우리는 그런 조건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그런 조건에 대해 최상의 조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크리스마스 때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언급에 대해 '조건 충족'이라는 단서를 달아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밀리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시간표'에 대한 지지를 거부한 것이라면서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반박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복무하고 있는 소규모의 '용감한 남녀' 장병들을 크리스마스까지 집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연말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은 약 5천명이다.
그러나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아프가니스탄에는 1만명이 넘는 미군이 있었다. 오늘 현재 5천명 미만이며 내년 초까지 2천500명이 될 것"이라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시간표와 차이를 보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언급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미군을 일단 4천500명 규모로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미 국방부 관리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 2월 말 카타르 도하에서 18년여에 걸친 무력 충돌을 종식하는 역사적 평화 합의를 타결했다.
이 합의에서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미국은 합의 이행 1단계로 당시 1만2천여명 수준이던 아프간 주둔 미군을 135일 이내에 8천600명까지 줄이기로 했었다.
이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측은 후속으로 평화 협상에 나섰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협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아프간 곳곳에서 양측간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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