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위 조사서 드러나…주총리 "실수 인정하나 잘못은 없어"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최대 주인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총리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전직 주의원과 오랫동안 연인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베레지클리언 주총리는 전날 반부패조사기구인 NSW주 반부패독립위원회(ICAC)에서 대릴 맥과이어 전 의원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어왔음을 인정했다.
맥과이어 전 의원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452km 떨어진 와가와가 지역의 주의원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8년 중국계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의원직을 사퇴했다.
또한 현재 재임 시절 자신의 사업체를 위해 공적인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ICAC에 의해 4주간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조사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베레지클리언 주총리에 대한 심문 과정에서 이들의 은밀한 관계가 확인됐다.
ICAC이 공개한 맥과이어 전 의원의 휴대전화 감청 내역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부터 재정 문제에 대해 서로 논의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베레지클리언 주총리는 ICAC 심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지극히 사적인 사람이다. 개인생활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맥과이어 전 의원의)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주총리직 사퇴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산불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처한 지도자라는 이미지에는 균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조디 매케이 NSW주 노동당 대표는 "지난 달까지도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는 전직 의원과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글래디스'는 속임수였고, 그 가면이 벗겨졌다"면서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