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장관, 차기 EU 의장국 포르투갈 방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를 이유로 유럽 내에서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가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테레자 크리스치나 브라질 농업부 장관은 전날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을 방문, 포르투갈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은 내년 상반기에 EU 의장을 맡을 예정이며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을 지지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크리스치나 장관은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포르투갈이 EU 의장을 맡기 전에 협의해야 한다며 방문을 강행했다.
크리스치나 장관은 "포르투갈이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체결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압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무단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시사하는가 하면,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브라질 농업부와 외교부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EU-메르코수르 FTA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무단 벌채와 고의 방화 등을 막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입법 활동이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환경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브라질에서 삼림 파괴가 계속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프랑스 정부를 겨냥한 것이었다.
당시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삼림 파괴가 생물종 다양성과 기후를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EU-메르코수르 FTA에 반대하는 프랑스 정부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환경 문제를 이유로 EU-메르코수르 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은 프랑스뿐이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 8월 20일 베를린에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만나고 나서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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