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집권당 대표 선출 놓고 내홍 심화…대통령까지 흔들까

입력 2020-10-14 06:19  

멕시코 집권당 대표 선출 놓고 내홍 심화…대통령까지 흔들까
내년 6월 중간선거 앞두고 모레나 당 대표 후보들 공방 지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일간 레포르마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좌파 여당 모레나에선 당 대표 선출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는 중이다.
당 대표 경쟁은 베테랑 정치인 포르피리오 무뇨스 레도(87)와 이에 맞서는 마리오 델가도(48)의 대결로 압축됐다.
2차 투표에서 무뇨스 레도가 25.34%, 델가도가 25.29%의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자 선거당국은 무승부라며 3차 투표를 지시했다. 이에 불복한 무뇨스 레도는 12일 취임을 강행하려다 그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하는 시위대에 막혀 실패했다.
두 후보는 이후에도 가시 돋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집권당의 분열은 내년 6월 중간선거를 8개월 앞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에게도 악재다.
모레나는 사실상 AMLO(멕시코 대통령 이름 약자)의 당이다.

2012년 대선을 한 해 앞두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민주혁명당(PRD)에서 나와 창당했다. PRD 당원 다수가 그를 따라 나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2012년 낙선 후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모레나도 창당 7년 만에 집권 여당이 됐다.
보수 성향 제도혁명당(PRI)과 국민행동당(PAN)이 각각 77년, 12년씩 장기집권한 멕시코에서 좌파 정당이 89년 만에 처음 집권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역에서의 기반은 미흡해 32명 주지사 중 고작 6명만이 모레나 소속이다.
하원에서는 500석 중 251석으로 간신히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데, 당내 갈등이 내년 하원 선거까지 이어져 의석을 잃을 경우 대통령의 정책 추진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
현재 모레나의 지지율은 상당 부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견인하는 상황에서 모레나가 결국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 대통령 임기와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야당 PRI와 PAN의 상황도 그다지 낫지 않다는 것이 모레나 입장에선 그나마 위안이다.
한편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레나는 모레나이고, 정부는 정부"라며 당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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