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모두 4050…젊어지는 한국 재계

입력 2020-10-14 09:52   수정 2020-10-14 14:40

4대 그룹 총수 모두 4050…젊어지는 한국 재계
주요 그룹 3세·4세 경영 보폭 넓혀 가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에 오르면서 4대 그룹이 모두 40·50대 '젊은 총수' 진용을 갖췄다.
재계에서 기존의 회장이 물러나고 창업주 3·4세대가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는 모양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50) 신임 회장 선임으로 20년 만에 총수를 교체하며 '3세 경영' 시대를 시작했다.

이로써 4대 그룹이 모두 60세 미만의 젊은 총수 체제가 됐다.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52세이며,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59세로 최연장자다. LG그룹 구광모(42세) 회장은 40대 초반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총수에 올랐다는 접점을 가진 이들은 종종 만나 재계 현안을 논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삼성과 SK, LG의 배터리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해 차세대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신 풍경을 만들기도 했다.
4대 그룹 총수 중 최연소인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6월 구본무 전 회장 별세로 회장에 오른 뒤 과감한 사업 재편과 인사 등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4대 그룹 이외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7) 한화솔루션[009830]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지난달 말 인사에서 사장·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2010년 한화에 입사한 김 대표는 2015년 전무로 승진한 지 4년 만인 올해 초에 부사장으로, 다시 9개월여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은 최근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에게 각각 이마트[139480]와 신세계[004170] 지분을 증여하면서 세대교체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진그룹 3세대인 조원태(45) 회장은 지난해 4월 조양호 전 회장 별세 후 곧바로 경영권을 이어받아 회장에 취임했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38) 부사장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등을 겸임하며 그룹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전 회장이 2018년 말 은퇴를 선언하며 현재 4세 경영 체제로 가는 과도기적 시기다. 이 전 회장이 은퇴하며 장남인 이규호(36)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CJ그룹은 최근 올리브영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를 공식화하면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0) CJ제일제당[097950] 부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LS그룹에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38) LS[006260] 전무 등 3세들이 모두 승진한 뒤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디지털·모바일 시대 등 빠르게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총수, 임원이 젊어지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세대교체를 한 주요 그룹들의 혁신 경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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