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대비 15억5천100만t 줄어 -8.8% 기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15억5천100만t이 줄어들며 전례 없는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8% 줄어든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나 1979년 오일쇼크는 물론 2차 세계대전 때보다도 감소 폭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
독일 국책연구소인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에 따르면 류주(劉竹) 중국 칭화(淸華)대 지구과학과 부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CO₂배출 현황을 매일 집계해 발표하는 '탄소 감시'(Carbon Monitor) 등의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시간에 가깝게 꼼꼼히 수집되는 자료를 통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코로나19 확산이 CO₂ 배출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4월 코로나19의 1차 감염 파고가 절정에 달해 대부분의 주요 국가가 일상활동을 중단시키고 경제활동을 부분 폐쇄했을 때 CO₂감소량이 16.9%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과거 크리스마스나 중국의 춘제(春節) 등과 같은 연휴 때나 단기적으로 나타나던 것으로 지적됐다.
분야 별로는 지상 운송 부문에서 배출량이 40%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하거나 집에서 머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발전소와 산업 부문 배출량은 각각 22%와 17%씩 줄어들었다.
주거지에서 배출된 CO₂는 집에서 생활한 시간이 늘어났음에도 약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반구 지역의 따뜻한 날씨로 난방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세계 31개국의 시간별 전력생산 자료와 400여개 도시의 일별 교통량, 세계 여객기 일별 운항 자료, 62개국의 월별 생산 자료, 200여개국의 건물 연료 소비 현황 등을 토대로 CO₂배출량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이 잠시 수그러들면서 CO₂배출량이 급격히 다시 늘어나는 현상도 확인했다. 운송 부문의 배출량이 계속 줄어드는 것을 제외하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가 해제되자마자 대부분 국가에서 CO₂배출량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연구팀은 CO₂배출량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고 해도 대기 중의 장기 CO₂집중도에는 극히 미미한 영향만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PIK 창립이사인 한스 요아킴 쉘른후버 박사는 "CO₂배출량이 유례 없이 줄어들었지만 인간활동 감소가 답이 될 수는 없다"면서 "에너지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서 구조적, 전환적 변화가 필요하며, 개인의 행동도 중요하지만 진짜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은 세계 경제의 탄소 집중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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