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영국-북한 교류 상당부분 축소"
"국제해사기구서 일본 원전 오염수 배출 문제 계속 제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박은하 주영국 한국대사는 14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미래관계 협상이 합의가 가능한 부분에서만 우선 타결짓는 '스몰딜'(small deal)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영국이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EU와 결별하는 '노 딜'이 발생할 경우에도 한국 기업 피해가 없도록 미리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주영 한국대사관을 포함한 재외공관 국정감사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한 질문을 비중 있게 쏟아냈다.
영국은 지난 1월 말 EU를 탈퇴했지만 전환(이행)기간인 연말까지는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는 등 사실상 기존 회원국 지위를 유지한다.
양측은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사실상의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노 딜' 브렉시트가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묻자 박 대사는 "영국과 EU 양측 다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되는 만큼 합의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만 합의하는 '미니딜' 전망도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박 대사는 "이미 지난해 한·영 자유무역협정(FAT)을 체결, 브렉시트 이후에도 우리 기업이 영국과 교역하거나 투자하는데 추가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사는 "다만 '노 딜' 시에는 EU에서 생산한 한국 기업 제품이 영국에 들어올 때 관세를 물어야 하는데, 영국과 협의해서 우리 기업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움직임이 있는지를 묻자 박 대사는 "현재는 국론을 통일하고 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면서도 "수년 뒤에 (브렉시트 영향이) 분명하게 나타나면 (철회 등의) 그런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서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영국이 서방 주요 국가 중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인 만큼 영국과 북한 간 교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영국은 유엔 안보리 국가 중 유일하게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들여다보는 바로미터로 영국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 직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철수하는 등 양국 간 교류가 상당 부분 축소됐지만, 영국 외무부를 통해 관련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영국에 한국 진단키트나 개인보호장비 수출을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사는 "검사-격리-추적이라는 우리나라의 성공적 방역사례를 영국이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당초 우리와 영국의 코로나19 진단방식에 차이가 있어 한국기업 제품 수출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보건장비 조달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 장비와 수출기업 목록을 영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문제를 공론화한 우리 정부는 올해 총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사는 "올해 12월 당사국총회에서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일본이 좀 더 입장을 내놓을 수 있도록 진전시키겠다"면서 "IMO 내 호주와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관계자에 우리측 입장을 계속 설명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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