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목테수마 깃털 머리장식' 대여 요구에 오스트리아 난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내년 스페인의 아스테카 정복 500주년을 앞두고 멕시코가 오스트리아 박물관에 있는 아스테카 황제 유물의 대여를 요구했지만, 박물관 측이 파손 위험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아스테카 제국 목테수마 황제의 깃털 머리장식을 소장한 오스트리아 빈 세계박물관 측은 이 유물이 "극도로 망가지기 쉬운 상태"라며 최소 향후 10년간은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박물관의 게라르트 판 부셀 학예사는 작은 진동에도 장식이 망가질 수 있어 박물관 내에서조차 이동을 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박물관 측이 성명을 통해 "육지로든, 바다나 하늘로든 이동 과정에서 엄청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유럽을 방문 중인 영부인을 통해 목테수마 머리장식을 받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 유물은 케찰 등 새 깃털 400여 개와 금 등으로 된 높이 116㎝, 너비 175㎝의 거대한 깃털 장식이다. 1502∼1520년 아스테카 제국을 통치한 목테수마 황제가 머리에 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실치는 않다.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아스테카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도착했을 때 목테수마 황제가 환영 선물로 주면서 유럽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떻게 오스트리아로까지 갔는지도 분명치 않다.
멕시코는 과거에도 오스티리아에 이 유물의 반환 또는 일시 교환을 요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멕시코시티의 국립인류학박물관엔 1940년 제작된 모조품이 대신 전시돼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바티칸과 프랑스, 이탈리아에 있는 멕시코 유물의 대여나 반환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에 이들 유물을 전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내년 스페인의 아스테카 정복 500주년과 멕시코 독립선언 200주년, 현재 멕시코시티 자리인 테노치티틀란 건립 700주년을 한꺼번에 맞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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