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윈의 앤트그룹 수출규제 고려"…중 "국가권력 남용"(종합)

입력 2020-10-15 18:32  

"미, 마윈의 앤트그룹 수출규제 고려"…중 "국가권력 남용"(종합)
"앤트 IPO 투자 말라는 미 행정부 강경파의 메시지"
역대최대 상장 재뿌리기…안보우려 자극하는 트럼프 대선카드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김진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핀테크 기업인 앤트 그룹을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 사안을 알고 있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중국 앤트 그룹을 수출금지 대상 기업 명단에 추가하자고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앤트 그룹에 대한 수출금지 여부를 결정할 미국 정부 기관이 언제 이 문제를 검토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이번 조치가 350억달러(약 40조1천275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앤트 그룹의 기업공개(IPO)에 미국 투자자의 참여를 저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내 대중국 강경파가 보내는 메시지다"라고 전했다.
수출금지 명단에 포함되면 미국 기업이 앤트 그룹에 하이테크 제품을 수출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馬雲)이 지분 50.5%를 보유한 앤트 그룹은 전 세계에서 9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앤트 그룹은 무려 2천500억 달러(약 289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 평가액을 앞세워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다음 달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 정책을 이어가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지지율 경쟁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 외교 정책으로써 대중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내 대중 강경론자들은 미국 투자자가 기업공개를 하는 앤트 그룹에 사기를 당한다거나 앤트 그룹이 미국 내 이용자에 관한 민감한 금융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앤트 그룹도 이번 사안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앤트 그룹은 최근 자사 사업의 해외 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앤트 그룹 제재 가능성 보도에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보도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중국은 일관되게 미국이 국가 안보를 핑계로 국가 권력을 남용해 아무 이유 없이 해외 기업을 압박하는 패권주의 행위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반드시 시장 경제와 공평 경쟁 원칙을 존중하고, 국제 무역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각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와 경영 활동을 위해 개방적이고 공평하고, 차별 없는 경영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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