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나친 무관심(apathy)이 치매의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메레디스 보크 교수 연구팀이 노인 2천18명(평균연령 74세)을 대상으로 9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지난 4주 동안 집에서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자주 있었었는지?", "지난 4주 동안 일상적인 생활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는지?"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무관심의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무관심의 정도에 따라 이들을 상-중-하 3그룹으로 나눈 다음 9년 동안 치매 발생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무관심의 정도가 가장 경미한 그룹은 768명 중 111명(14%), 무관심의 정도가 보통인 그룹은 742명 중 143명(19%), 무관심이 가장 심한 그룹은 508명 중 127명(25%)이 치매가 발생했다.
교육 수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무관심이 가장 심한 그룹은 무관심이 가장 경미한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8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 시작 때 시행한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성적이 나쁜 사람일수록 무관심의 정도가 더 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체적인 결과는 무관심이 치매로 이행되는 과정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징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10월 14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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