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총선 부정 논란으로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61)이 15일(현지시간)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제엔베코프는 이날 대통령 공보실 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나는 권력에 매달리지 않는다. 키르기스스탄 역사에서 피를 흘리고 자국민에 총을 쏜 대통령으로 남고 싶지 않다. 그래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야권을 대표하는) 총리와 다른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수도 비슈케크에서 떠나도록 해 비슈케크 주민들에게 평화로운 삶을 되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임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지낸 제엔베코프는 지난 2017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해 키르기스스탄 제5대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달 초 총선 이후 대규모 부정선거 논란이 일면서 야권의 선거 불복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퇴하게 됐다.
지난 4일 치러진 키르기스스탄 총선에선 제엔베코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과 친정부 성향 정당들이 90%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것으로 잠정 개표 결과 나타났다.
하지만 야당 지지자 수천 명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수도 비슈케크와 주요 지방 도시들에서 저항 시위를 벌였다. 총선 다음날인 5일부터 시작된 야권의 불복 시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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