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인하 추진…"아베와 달리 국민 눈높이에 가깝다"
스가 "속도감 있게 개혁 추진해 국민이 실감하도록 하겠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취임 한 달을 맞은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 관해 현지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언론은 그가 신속하게 정책을 추진하지만, 강압적인 스타일이라고 봤다.
그가 민생과 밀접한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는 재료지만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일본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후 체제로부터의 탈각'을 내걸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다르게 국민 눈높이에 가까운 정책이 늘어섰다"고 스가 내각에 관해 16일 평가했다.
스가의 다른 특징은 속도를 중시하는 것이고 각료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스타일이며 일의 진행 상황을 자주 확인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의 경우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보좌관이나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를 통해 정책을 조율하거나 관계 기관에 지시를 내렸는데 스가 총리는 직접 나선다는 것이다.
스가는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디지털개혁 담당상 등을 불러 "나의 일은 저항을 때려 부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으면 상담하라"는 당부를 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분위기를 전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 담당상은 최근 강연에서 스가 총리가 "꽤 성격이 급하다"며 "지금 필요한 절차는 고속화"라고 말했는데 여기에서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한 경제 관료는 "뭐든지 총리가 나서는 것은 무리다. 만약 실패하면 총리가 직접 비판받는다"며 직접 나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가의 스타일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스가 총리가 국정 방침을 밝히는 국회 소신표명 연설이 취임 40일 후인 이달 26일 열릴 예정인 점 등을 거론하며 "설명 책임을 소홀히 하는 강권적인 정치 수법까지 '계승'"하는 것이냐고 이날 사설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정부 정책을 비판한 학자들을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일절 말하지 않고 '전례를 답습해서 좋은 것인가', '종합적·부감(위에서 내려다 봄)적 활동을 확보하는 관점에서 판단했다'는 등 설명도 아닌 설명만 반복한다"고 그의 소통 방식을 비판했다.
아사히는 다만 휴대전화 요금 인하나 불임 치료 보험 적용, 디지털화 추진 등 개별 정책 과제에서 "관계 각료에게 재빠르게 지시를 하는 등 신속한 대응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도쿄신문은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정식 기자회견을 한 번밖에 하지 않았고 인터뷰는 총리 관저 상주 매체에만 질문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나서서 설명하는 것에는 소극적"이라고 논평했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총리가 "실무형이라서 발언하는데 숙련돼 있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신속하게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해야 할 일은 속도감 있게 주저하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항상 머릿속에 있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비롯해 가능한 것부터 개혁을 추진해 국민이 실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초심을 잊지 않고 산적한 과제를 착실히 실행하고 싶다"고 16일 말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을 위해 움직이는 내각을 발족하고 벌써 한 달이다. 돌아볼 틈이 없이 빨랐다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NHK는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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