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통제협정 1년 연장 러 제안 거부…"핵동결 속 이뤄져야"(종합)

입력 2020-10-17 06:47  

미, 핵통제협정 1년 연장 러 제안 거부…"핵동결 속 이뤄져야"(종합)
"이미 러에 '핵무기 동결' 수반한 연장 제안"…러는 조건없는 연장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 전략무기 감축 협정'(New START·뉴 스타트)을 조건 없이 1년 연장하자는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했다.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밝힌 뉴스타트 1년 연장 방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핵탄두를 동결하지 않고 뉴스타트를 연장하려는 푸틴의 대응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미 협정을 1년 연장하고 그 기간에 모든 전술·전략 핵무기의 배치를 동결하자는 제안을 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내년 2월 만료 예정인 협정을 우선 1년 연장하고 핵탄두 수를 1년간 제한하자는 비교적 간단한 제안을 했지만, 러시아와의 협상은 쉽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은 협정을 일단 연장하고 핵무기를 동결한 가운데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핵 동결 없이 협정만 연장하려 한다는 취지다.
그는 "미국은 세계를 안전하게 지켜줄 군비 통제에 대해 진지하다"며 "값비싼 군비 경쟁이 뒤따르기 전에 러시아가 입장을 재평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태도와 관련,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내달 3일 미 대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려고 기다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뉴스타트 연장과 관련, "제안할 게 있다. 현재의 (뉴스타트) 조약을 아무런 조건 없이 1년 만이라도 연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만료되는 협정은 양국이 합의하면 5년간 연장될 수 있다.
뉴스타트는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의 명맥을 잇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인 2010년 체결한 이 협정은 양국의 핵탄두 수를 각각 1천550기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핵전력 통제 협정 체결을 요구하면서 뉴스타트 폐기를 경고했었다.
그러나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애스펀 연구소와 화상대담에서 중국은 3자 회담 참여 제안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핵탄두를 쌓고 군사력을 구축하는 데 너무 바빠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와 군비통제 협상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협상 대표인 마셜 빌링슬리 미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와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6월과 8월에 이어 이달 5일에도 협상을 진행했다.
이후 빌링슬리 특사는 협정 연장에 대해 러시아와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랴브코프 차관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며 부인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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