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막바지 '바이든 아들' 이슈 집중…"중대 부패, 선거 前에 알려야"
前정보수장들 "러시아 공작 가능성"…공화 여론조사 전문가 "최악 선거운동"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대선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가 연루됐다는 의혹인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전직 정보 수장들이 러시아 공작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공화당 일각에서도 이에 집착하는 트럼프 캠프를 맹비난하면서 자중지란의 모습도 비친다.
해묵은 사안인 이 이슈는 최근 뉴욕포스트가 컴퓨터 수리점에서 발견된 노트북 속 이메일을 근거로 바이든 부통령 시절 헌터가 자신이 속했던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 홀딩스의 임원과 부친의 만남 주선을 도왔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에게 헌터를 조사하라고 압박하면서 대선 전 결과물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뉴욕포스트 기사를 거론하면서 "법무장관이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 그는 빨리 행동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다룰 "누군가를 임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중대 부패이고, 선거 전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발언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지난주 바 장관에게 특별검사를 임명해 조사하라고 요청한 뒤 나왔다"며 "선거를 이유로 정적 가족을 조사하라고 정부 인사를 압박하는 대통령의 보기 드문 노력"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유세에서도 바 장관이 바이든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한탄하면서 "그는 매우 좋고 공정한 사람"이라며 조사를 우회적으로 요구했었다.
유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고 FBI 조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 보도 직후 바이든 일가를 "조직적인 범죄 가족"으로 칭했고, 전날에는 "(바이든은)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바이든 측은 당시 그런 일정 자체가 없었다며 해당 기사를 부인하고 있다.
FBI는 해당 기사의 러시아 정보기관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로부터 해당 정보를 입수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허위정보 음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약 50명의 전직 미국 정보수장과 관리들도 전날 "러시아 개입을 의심하게 만드는 다수 요소가 있다"며 러시아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정보 당국도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으며, 올해 대선에서도 러시아 개입 가능성을 지속해서 경고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가이자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룬츠는 이날 트럼프 캠프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영국 전략자문사인 글로벌 카운슬 브리핑에서 트럼프 참모들이 헌터가 '승리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도 헌터를 신경 안 쓴다. 왜 트럼프는 그에게 모든 시간을 쏟나"라면서 "헌터(이슈)는 테이블에 음식을 차리는 것,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는 것에도 도움이 안 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해결하거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누구도 관심이 없는 곳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캠프보다 못하는 캠프를 본 적이 없다. 1980년 그들을 지켜본 이래 최악의 선거운동"이라며 "참모들을 정치적 배임 혐의로 소환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닿을 필요가 있는 사람들과 관련된 것들을 말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으면 떠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는 헌터 이슈로 관심을 돌리려 광고·브리핑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룬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기를 되찾기 위한 기회로 22일 마지막 토론을 거론했다. 그는 "한방을 터뜨리지 못하면, 바이든을 따라잡기 위한 기회를 주는 선거운동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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