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이후 첫 '11·11 쇼핑축제'…'소비의 힘' 보여줄까

입력 2020-10-21 11:38  

중국 코로나 이후 첫 '11·11 쇼핑축제'…'소비의 힘' 보여줄까
소비회복 조짐 속 결과에 큰 관심…알리바바·징둥 등 '예매 전쟁' 돌입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 판매 행사인 '11·11(쌍십일) 쇼핑 축제'의 서막이 올랐다.
내달 11일로 예정된 본 행사일을 앞두고 알리바바와 징둥(京東)을 비롯한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일제히 21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해 본격적인 고객 쟁탈전에 나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21일부터 '11·11 톈마오(天猫) 글로벌 축제' 1차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이달 31일까지 톈마오(T몰), 타오바오(淘寶) 등 알리바바의 여러 쇼핑 플랫폼에서 물건을 예약한 고객은 11월 1∼3일 결제를 하고 택배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알리바바는 11월 4∼10일 2차 예약 판매 기간을 운영하고 11월 11일 본 행사를 치른다.
올해 11·11 쇼핑 축제 기간 알리바바의 플랫폼에서 1천400만 종류의 상품이 할인돼 팔린다. 알리바바 측은 참여 고객이 8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사인 징둥도 알리바바와 똑같이 21일부터 31일까지를 1차 예약 기간으로 운영하면서 맞불을 놨다.
업계 1∼2위인 알리바바와 징둥을 맹추격 중인 후발 주자 핀둬둬도 31일 밤 후난위성TV에서 전야제 행사를 개최하고 11월 1일부터 경쟁에 뛰어든다.
중국의 11월 11일 쇼핑 축제는 원조 격인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능가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과거 한때 '싱글의 날'이라는 뜻의 '광군제'(光棍節)라고도 불렸던 11월 11일 쇼핑 축제는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가 처음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할인 행사가 대성공을 거두자 중국에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너도나도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날은 전 중국의 할인 행사일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게 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11월 11일 할인 행사일을 '광군제'라고 부르는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업체마다 각자 행사명을 붙이기는 하지만 11월 11일에 열리는 행사라는 뜻에서 대부분 중국인이 줄여서 '솽스이'(雙十一·쌍십일)라고 부른다.
11·11 쇼핑 축제는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인 소비의 활력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중국 안팎의 주목을 받는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업체들도 중국의 연중 최대 '대목'인 이날이 매출을 올릴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11·11 쇼핑 축제 마케팅을 날로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작년 알리바바 한 회사의 플랫폼에서 이뤄진 거래액만 2천684억 위안(약 45조7천억원)에 달했다.
올해 11·11 쇼핑 축제는 중국이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고 경제를 본격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흥행 성적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1분기 통계 발표 이래 최악인 -6.8%까지 떨어다가 2분기 3.2%, 3분기 4.9%로 오르면서 확연한 브이(V)자 모양의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투자와 수출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소비도 최근 뚜렷한 회복 추세를 보여 11·11 쇼핑 축제를 계기로 이런 흐름이 더욱더 빨라질지 주목된다.
중국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1∼2월 -20.5%까지 추락했다가 지난 8월 0.5%를 기록해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9월에는 3.3%로 오른 상태다.
업계에서는 연초 코로나19 봉쇄 기간을 거치면서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이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경향이어서 올해 11·11 쇼핑 축제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장판(蔣凡) 톈마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밤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소비 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고, 비즈니스 디지털화의 발걸음도 가속화시켰다"며 "올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점들이 더 많이 소비자와 만날 기회를 갖게 되고, 소비자들은 더욱더 좋은 소비 체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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