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보좌관 면담서 공개 지지…지나친 '친 트럼프' 행보에 우려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기원하며 재선에 성공하면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신의 뜻이 있다면 곧 있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그의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런 생각을 숨길 필요 없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관례를 깨고 브라질 외교부 청사를 직접 찾아가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면담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듭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19∼20일 이틀 동안 브라질을 방문해 경제·외교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면담했으며, 브라질의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은 화웨이 배제를 조건으로 브라질 통신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과 함께 무역 확대를 위한 협정에도 서명했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나친 '친 트럼프' 행보가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뒤지는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는 측근들의 권고도 거의 무시하고 있다.
브라질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환경·인권 문제 등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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