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투데이 이어 위온에도 출연…"대만도 군사력 보강 중"
"인도와 경제 협력 강화 기대…FTA가 관계 증진할 것"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대만 외교장관이 인도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현지시간 21일 밤에 방송된 인도 영어 뉴스 채널 위온(WIO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 침공을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그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우 부장은 "중국은 대만 영공 등에서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며 "미사일 같은 무기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 등 군비를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대만도 주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군사력을 보강하고 있다"며 "미국 등으로부터 군사 장비를 조달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중국이 공격하면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 부장은 지난 15일에도 인도 방송 매체 인디아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대만의 주권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당시 그는 대만을 수차례 '국가(country)'라고 칭하는 등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우 부장은 위온과의 인터뷰에서도 수차례 대만을 '국가'로 칭하면서 중국의 팽창주의를 비판했다.
특히 우 부장은 인도와 경제 협력 강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과 인도 간에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것이 맺어진다면 양국의 경제 관계를 확실하게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만과 인도는 미수교국이지만 경제·문화적으로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 부장은 "대만은 인도 내 투자를 통해 6만5천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며 "인도는 경제적으로 매력적이고 우호적인 나라로 대만의 많은 투자자가 중국에서 인도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경 문제로 중국과 갈등 중인 인도도 대만과 경제 협력 강화에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도 반중 감정을 토대로 '중국산 퇴출'에 나선 분위기라 이를 보완할 경제 파트너가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인도가 대만과 무역 협정 체결 관련 공식 협상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은 우 부장의 이번 위온TV 인터뷰와 관련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은 우 부장의 인디아투데이 인터뷰 직후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인도 매체들이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올바른 입장을 갖도록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이달 초 인도 미디어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달라고 이메일을 통해 요청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아누라그 스리바스타바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당시 "인도에는 이슈에 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도하는 자유로운 미디어가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인도 언론들도 중국의 요청과 상관없이 양안 문제를 자유롭게 다루고 있고 중국에 비판적인 뉴스도 가감 없이 내보내는 분위기다.
위온 등 일부 언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발생했다며 여전히 '우한(武漢)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쓰고 있고, 인디아투데이는 풍자 애니메이션을 통해 여러 차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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