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 인수차익 1천450억 빼면 작년과 '비슷'
"공격적 배당 어렵지만 작년 수준 배당성향 유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KB금융그룹은 3분기 1조1천666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을 거뒀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3분기(9천403억원)보다 24.1%, 직전 2분기(9천818억원)보다 18.8% 큰 규모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익 증가 배경에 대해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 차익 1천450억원이 3분기 이익으로 계상됐다"며 "이런 일회성 이익을 뺀 경상이익은 9천억원대 후반 수준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105560]은 앞서 지난 4월 푸르덴셜생명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9월부터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후 회계법인의 푸르덴셜생명 자산 평가 결과 인수비용에 견줘 약 1천450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3분기 회계 장부에 기록됐다는 뜻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8천7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천771억원)보다 3.6% 정도 많다.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떨어지면서 순이자마진(NIM)도 축소됐지만, 대출 규모 자체가 증가함에 따라 순이자 이익이 늘어 안정적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3분기 KB금융그룹과 KB은행의 NIM은 2분기보다 각 0.01%포인트 낮은 1.73%, 1.49%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는 특히 증권사의 이익 증가가 실적 방어에 큰 몫을 했다.
KB은행의 순이익은 작년 3분기 7천16억원에서 올해 3분기 6천356억원으로 9.4% 줄었다.
하지만 KB증권의 경우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예탁금 수수료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 2천9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동기(558억원)의 약 4배 수준이다.
올해 KB금융지주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은 최소한 작년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실적 공시 후 컨퍼런스콜에서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코로나에 따른 경제 위기 속에 감독당국이 보수적 자본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건전성 관리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공격적 배당 확대는 어렵더라도 작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KB금융지주는 주당 2천210원을 배당했고 배당성향은 26% 수준이었다.
아울러 KB금융지주는 앞으로 연말까지 여신(대출) 증가 속도를 늦출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들어 신용대출과 대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정책대출과 금융지원이 이뤄지면서 여신 성장률이 계획을 웃돌았다"며 "하지만 3분기부터 수익성, 건전성 관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4분기 여신은 9월 말과 비교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가계 신용대출 증가세는 취급기준 강화로 완만해질 것이고, 기업대출도 9월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금융은 저금리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연장 등에 따른 수익성, 건전성 악화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부사장은 "4분기에도 1∼2bp(0.01∼0.02%포인트) NIM 추가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 수준으로 유지해 연간 최소 1.5%가 넘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지원 프로그램 연장(내년 3월까지)에 대해서도 "한계기업의 건전성 문제가 이연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코로나 민감 차주(대출 주체)에 대한 모니터링(감시)를 강화하고 있고, 대출의 상당 부분이 정부 보증으로 이뤄지는데다 담보 비중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건전성 지표는 잘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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