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의회가 22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야권을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벨라루스의 야권 여성 지도자들이 주도해 만든 '조정위원회'로 대표되는 이 나라의 민주적 야권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는 지난 8월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난 이후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경쟁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야권의 대선 불복 운동을 이끌며, 정권 이양을 위한 조직인 '조정위원회' 창설을 주도했다.
조정위원회는 야권 저항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나 벨라루스 수사당국으로부터 권력 찬탈을 시도하는 불법조직으로 낙인찍혀 수사대상이 됐다.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벨라루스 야권의 용기와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들은 훨씬 더 강한 적 앞에서 강인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투쟁을 포기하지 말라. 우리가 여러분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말라"라고 밝혔다.
티하놉스카야는 이 상은 당국의 잔혹한 탄압에 용감하게 맞선 벨라루스 국민에게 주는 상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유럽의회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옛 소련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사하로프 인권상을 1988년 제정해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수호하는 개인과 단체에 매년 시상하고 있다. 상금은 5만 유로(약 7천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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