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문화 자치권 줄 수 있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26일째 교전을 이어갔다.
양측은 22일(현지시간) 나고르노-카라바흐 여러 곳에서 전투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가 분쟁지역이 아닌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탄도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아르메니아는 이를 부인했다.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마르투니 지역이 아제르바이잔 군의 포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이 지난 달 27일부터 교전 중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양측은 지난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그 직후부터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갔다.
지난 18일에도 러시아가 중재해 휴전에 재합의했으나, 역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휴전 합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아제르바이잔 군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남부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으며, 아르메니아 국경 인근까지 진격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문화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자치권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공동체에도 서로 다른 종류가 있다"며 "예를 들어 문화적 자치권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는 절대 아제르바이잔 영토 안에 제2의 아르메니아 국가가 설립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독립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양측 외무 장관은 다음 날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각각 만날 예정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지만, 양측 모두 3자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앞으로 나아갈 올바른 길은 분쟁을 멈추고 긴장을 완화하고 모든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며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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