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양 줄이려 무게측정 건너뛰고 회수용기 담기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3억3천만㎞ 떨어진 곳에 있는 소행성 '베누'에 접지해 토양과 자갈 시료 채취를 시도한 미국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충분한 시료를 확보했지만 자갈이 틈에 끼는 바람에 용기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시료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3일(현지시간) 탐사선이 전날 전송해온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수백g의 시료가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봇팔 끝에 장착한 시료 채취기의 용기 뚜껑에 자갈이 끼어 제대로 안 닫히는 바람에 채취된 시료가 빠져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오시리스-렉스 미션 연구책임자인 단테 로레타 애리조나대학 교수는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소집해 이런 사실을 발표하면서 채취된 시료를 안전하게 지구로 가져올 '시료 회수 캡슐'(SRC)에 담는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고 밝혔다.
NASA는 당초 정밀 무게 측정 등을 통해 시료 채취 최저 기준인 60g을 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베누 시료를 회수 용기에 담을 계획이었다. NASA는 이번 프로젝트에 총 8억달러를 투입했으며, 무게 측정 등을 통해 1차 시도에서 최저 기준을 못 맞춘 것으로 확인되면 내년 1월 추가 채취에 나설 예정이었다.
로레타 교수는 그러나 현재로선 지구 관제소에서 틈에 낀 자갈을 제거하거나 시료가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시료를 최대한 빨리 SRC에 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NASA는 이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훨씬 앞당겨 오는 27일쯤 시료를 SRC에 넣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발표됐다.
이렇게 되면 예상보다 많은 양의 시료가 확보된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오는 2023년 9월 24일 SRC가 지구에 도착할 때까지 시료가 얼마나 확보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누는 약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된 직후 만들어져 토양 시료가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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