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 군경 책임 시인 안해 시민들 '분노'…라고스 시내 통금령 완화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이달 초부터 이어진 경찰 가혹행위 항의 시위 와중에 민간인 51명을 포함해 모두 69명이 숨졌음을 인정했다고 AP, dpa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하리 대통령이 소요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러나 경찰 11명과 군인 7명도 "폭도들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치안 기관들이 시위 대체에 극도의 자제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전직 지도자 등 원로들과 화상회의에서 발언 원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경제 중심 라고스의 레키 톨게이트에서 일어난 비무장 시위대 '총격 학살'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군경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당초 진정성 있던 젊은 층 시위가 (폭도들에 의해) 납치되고 오도된 것은 불행하다"면서 시위 종식을 재차 촉구하고 폭도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부 출신인 부하리 대통령의 총격 사건 침묵에 라고스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으며, 이번 시위 사태는 올해 미국에서 경찰 가혹행위로 촉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와 공명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향후 나이지리아 시위 진로를 놓고 '두려움 없이 거리로 다시 나가자'는 주장과 '일단 강경 진압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목숨을 아껴서 후일을 도모하자'는 의견 등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2천만명의 라고스 시내 전역에 내려진 24시간 통행금지령으로 거리 대부분이 비고 이날 시위 상황도 일부 소요를 제외하고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시내 곳곳에는 군인들이 남아 있었다.
이날 시내 상황을 둘러본 바바지데 산워올루 라고스 주지사는 "오늘은 라고스를 재건하고 경찰 가혹행위를 끝내는 일을 시작하는데 좋은 날로 보인다"면서 24일부터 통금령을 야간(오후 6시∼오전 8시)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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