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아우성'에 결국 24번째 부동산 대책 준비
기존 정책 방향성은 유지하되 부작용 등 보완대책 성격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기자 =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임대주택 공급 등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전세대책을 발표한다.
전세난 심화에 여론이 악화하자 기존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유지하는 가운데 전월세 관련 부분을 일부 보완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에는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형태로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관계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대책을 낸다기보다 기존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부작용을 보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내놓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을 살펴보는 단계"라면서 "현재로선 공급을 늘리는 방향을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전세난 관련 여론의 '아우성'에 이번 주 미래주거추진단 발족을 예고하며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이번 전세대책은 당정 협의를 거치더라도 상당 부분 정부가 주도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 차원에서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민주당은 추진단 발족 후 일단 현장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보다 긴 호흡으로 대책을 고민하기로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추진단이 꾸려진 뒤 바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진단은 단순한 단기 대응이 목적이 아니다. 통계가 아닌 현장 상황을 살펴 전월세 문제, 1주택 장기보유 실거주자 혜택 등을 근본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당정이 내놓을 수 있는 딱 떨어지는 정책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은 고민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봤다. 뾰족한 단기 대책이 별로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굵직한' 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는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기존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전세시장에 초점을 맞춘 세부 보완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임대차 3법 등 기존 정책 방향 수정은 없다.
전세임대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공급 일정 단축 등의 방안이 핵심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언급한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혜택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가 이처럼 '뾰족한 단기대책'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24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대책을 내놓게 된 것은 전세 매물 품귀와 가파른 가격 상승 등 전세난 때문이다.
전세 계약 '제비뽑기'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전세 품귀가 심각하고, 전셋값은 전국적인 12개월 연속 상승에 이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7월 말 이후 상승 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1% 올라 2015년 4월 셋째 주(0.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정부는 전세난 심화 초기에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일단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전세난의 이유에 새 임대차법 영향도 일부 있으나 매매시장 안정과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 봤고, 매매시장이 진정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전세대책을 낼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여론은 전세난의 이유로 정부의 규제와 새 임대차법을 꼽으며 부정적으로 흘렀다. 정부는 '국민 고통이 커지고 있는데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결국 전세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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