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사는 유대인 1880년 88%→1945년 35%→1970년 26%→2020년 9%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유럽 내 유대인 인구가 반세기 만에 60% 가까이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소련의 붕괴 이후 국경이 열리면서 많은 유대인이 동유럽을 떠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유대인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세기 전환기 유럽의 유대인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 사는 유대인은 130만명으로, 유럽 전체인구의 0.1%에 불과하다.
유럽에 사는 유대인 중 3분의 2는 프랑스나 영국, 독일에 산다.
전세계 유대인 중 유럽에 사는 유대인 비중은 9%에 불과하다. 19세기에는 유대인 중 90%에 가까운 이들이 유럽에 살았던 것에 비하면 급감했다.
보고서는 "유대인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근원적인 집단"이라며 "하지만, 역사 속에서 지역에 기반해 세력화한 국가들과 비교해 땅 없고 힘없는 소수자로서 내재적 취약함으로 유대인은 의존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에 놓였고, 이는 유대인 존재의 급증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전세계 유대인은 1천만명에서 2차 세계대전 직전 1천650만명까지 급증했다. 유대인이 급증한 지역은 처음에는 동유럽 이후 미국, 이후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순이었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로 600만명이 잔혹하게 살해당하면서 전세계 유대인 인구는 1천10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1880년에는 전세계 유대인 중 88%가 유럽에서 살았지만, 1945년에는 유럽에 사는 유대인 비중이 35%로, 1970년에는 26%, 2020년에는 9%로 쪼그라들었다.
구소련이 개방되자 1969년과 2020년 사이 180만명의 유대인이 동유럽을 떠났다.
한편,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인 중 7만명이 현재 유럽에 영주하고 있다. 이들 중 25%는 영국에 있으며, 이들은 이스라엘 등 다른 곳으로 이주할 계획이 없다.
조사대상 12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대인은 비유대인보다 EU를 지지하는 경향이 많았다. 헝가리에서는 EU에 강한 유대감이 있다고 밝힌 비중이 전체인구 중에는 19%에 불과했지만, 유대인은 51%에 달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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