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공정거래법 개정안 기업 경쟁력 해친다' 반발에 조목조목 반박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정수연 기자 =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면 악의적인 고소·고발이 늘어나 기업부담이 커진다는 재계의 지적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음해하거나 괴롭힐 목적으로 고소·고발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26일 오후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정책소통세미나를 열고 재계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관련 각종 우려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무진 공정위 경쟁정책국장 외에 황원철 경쟁정책과장, 문재호 카르텔총괄과장, 성경제 기업집단정책과장 등 공정거래법 개정안 관련 담당자들이 일제히 참석했다.
공정위는 재계의 주장을 반박하면서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와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무진 경쟁정책국장은 이날 "충분히 이해시키는 노력을 하겠다"며 "경제단체로부터 접수된 의견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회에서 법안 심의가 이뤄질 텐데 그 전에 절차를 충분히 이행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와 이에 대한 공정위의 설명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했다.
-- 전속고발제 폐지로 악의적인 음해성 고소·고발 남발에 따라 검찰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
▲ 악의적인 고소·고발이 실제 수사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비밀리에 진행되는 담합 특성상 참가기업 외에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어려워, 기업을 괴롭히거나 음해할 목적으로 고소·고발하는 게 쉽지 않다. 검찰은 법 위반을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수사할 수 있어, 검찰수사는 객관적 자료,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고소·고발내용이 뒷받침되는 사건에 국한될 것이다.
-- 검찰과 공정위의 중복적 조사·수사로 기업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 공정위와 검찰이 사건처리기준에 합의했다. 검찰은 자진신고 사건 중 입찰 담합과 공소시효가 1년 미만으로 남은 담합을 우선 수사하고 나머지는 공정위가 조사할 것이다.
--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확대되면 기업 내부거래가 과도하게 규제된다.
▲ 사익편취는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켜, 기업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린다. 이를 적극적으로 감시함으로써 기업은 오히려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
-- 사익편취 규제대상을 확대하는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해 총수일가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기업 경쟁력 및 경영권 유지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다.
▲ 규제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정상적인 내부거래는 금지되지 않아 총수일가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오히려 지분을 매각하면서까지 사익편취 행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일부 기업의 행태다.
-- 신규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일 자금이 추가지분 매입에 사용되어 국민경제 전체에 기회비용을 유발한다.
▲ 의무지분율이 낮으면 지주회사가 적은 지분으로 쉽게 자·손자회사를 확장하고, 수익창출을 위해 내부거래에 집중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신규 지주회사에만 적용돼 지주회사 설립·전환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다.
-- 공익법인 보유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면 공익법인의 사회공헌 활동이 저해될 수 있다.
▲ 공익법인이 기업지배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며 주식 출연 자체를 막는 게 아닌 만큼 공익법인은 배당이나 보유주식 매각대금을 활용한 사회공헌 사업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 정보교환행위를 담합으로 처벌하면 실제 담합이 아닌 정보교환까지 처벌될 수도 있다.
▲ 해당 정보교환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했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제재할 수 있다. 경쟁 촉진적인 정보교환은 규율대상에서 빠진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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