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란 외무부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모욕 사건'과 관련 프랑스 대리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이란 언론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는 전날 이루어진 프랑스 대리대사와의 면담에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어떠한 모욕과 불경도 강하게 배격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지위와 관계없이 어떤 사람이든 이슬람의 순수한 가치를 모욕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이라 국영 IRIB 방송이 소개했다.
이란의 이 같은 조치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한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이달 초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 뒤 유럽권과 이슬람권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파티 사건 이후 프랑스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또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면서 이슬람교를 겨냥해 정교분리(라이시테)의 원칙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자 이슬람권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크롱을 향해 "정신치료가 필요하다" 등의 독설을 사흘 연속 퍼부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역시 이슬람권에 속한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도 프랑스 비난에 가세했다.
이에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신 치료' 발언에 대해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명예훼손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프랑스를 옹호하고 나섰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어로 글을 올리고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급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개인적 독설은 유럽연합(EU)이 터키와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어젠다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결책을 멀어지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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