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엔 시위대가 독일 대사관 행진…방콕 외교사절까지 영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왕실 지지파들이 27일 주태국 미국 대사관을 찾아 반정부 시위 사태의 배후 책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반정부 시위대가 독일 대사관까지 행진해 국왕의 독일 체류와 관련해 조사를 요청한 지 하루만으로, 군주제 개혁 및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후폭풍'이 태국 내 외교사절에까지 미치는 양상이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왕실 지지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방콕 시내 미국 대사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가수 하루타이 므앙분스리가 주도한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미국 정부가 태국 국내 사안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든 팻말에는 영어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멈춰라. 세계에 평화를 돌려달라'는 문구가 적혔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전면전으로 수행되기보다는 정규군과 비정규군이 혼재돼 있고 거짓 정보, 가짜뉴스, 해킹 등 사이버 테러리즘이 가미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다른 팻말에는 마이클 디삼브리 주태국 미국 대사를 언급하며 '당신은 홍콩에서는 잘했지만, 태국에서는 안 통한다'는 글귀를 적었다.
미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의 배후였고, 이제는 태국에서도 배후로 활동하려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루타이는 언론과 만나 "대사관을 통해 미국에 태국 국내 사안을 존중하라고 말하려고 왔다"면서 허위 정보와 (반정부 운동을) 선동하는 시도가 다른 국가들로부터 있었다고 주장했다.
태국 왕당파는 그동안에도 확산하는 반정부 시위대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미국 대사관 측은 이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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