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해외 웹사이트 이용을 강력히 통제하는 중국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접속했다는 이유로 이용자가 처벌받은 사례가 나왔다.
저장(浙江)성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달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우회 접속 앱을 불법 사용해 위키피디아를 방문한 장(張)모씨를 행정처벌했다고 최근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위키피디아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뒀던 지난해 5월 이후 중국에서 접근할 수 없다.
장씨는 지난 24일 저우산(舟山)시의 거주지에서 공안기관에 의해 해외 사이트 불법 방문 사실이 적발됐다.
지방 당국은 컴퓨터 국제 네트워크 관리 규정 제6조와 제14조에 근거해 장씨를 행정처벌하고 그의 불법 국제 인터넷 연결을 중지시켰다. 행정처벌은 훈계의 방식으로 집행됐다.
저장성 정부는 장씨가 자료를 찾기 위해 스마트폰의 VPN(가상사설망) 앱을 이용해 국제 네트워크에 접속한 것은 법에 따라 응당 행정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네트워크 관리 규정에는 '해외망 연결은 국가공용망에서 제공하는 채널을 이용해야 하며 어떤 단체나 개인도 스스로 해외망을 만들거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나온다. 위반하면 1만5천위안(약 253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당국이 이용자가 방문한 특정 웹사이트의 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홍콩의 민주주의 그룹 중광단대는 29일 트위터에서 "VPN을 이용해 위키피디아를 읽었다고 처벌받는 것은 중국 본토 수백만 VPN 이용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불리한 정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외국의 민감한 웹사이트를 전면 차단한다. 외국에서는 이를 만리장성(The Great Wall)의 이름을 따 '만리 방화벽'(Great Firewall)이라고 부른다.
최근 중국에서는 VPN을 이용했다가 처벌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앞서 지린(吉林)성 바이청(白城)에서는 불법으로 VPN을 이용해 해외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이 행정처벌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후베이(湖北)성 징산(京山)에서도 VPN을 통해 해외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이 1천위안 벌금에 처했다.
같은달 후난(湖南)성에서 불법으로 해외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한 남성이 행정처벌을 받았다.
시안(西安) 검찰은 최근 위챗 계정에서 Q&A 형식으로 영어 공부나 자료 조사 등의 목적이라도 VPN 사용은 위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앱 '틱톡'을 금지시키겠다고 위협하지만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국 등 외국의 주요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 언론 사이트 등이 막혀 있다.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은 물론 한국의 다음도 접속이 불가능하며 카카오톡의 메시지 송수신도 막힐 때가 많다.
중국은 자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위챗 등도 일상적으로 검열한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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