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 행사서 종교 문제로 중국 공격
남아시아·동남아 5개국 순방서 연일 '중국 때리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남아시아·동남아시아 5개국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남중국해 문제에 이어 종교의 자유와 관련해서도 중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29일 폼페이오 장관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이슬람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NU)의 청년 행사에 참석해 위구르족 탄압 등 종교 문제를 끄집어냈다.
그는 "종교 자유의 미래에 가장 중대한 위협(gravest threat)은 중국공산당의 모든 종교를 가진 사람과의 전쟁"이라며 "무슬림(이슬람 신자), 불교신자, 기독교인, 파룬궁 수련생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무신론을 표방하는 중국 공산당은 신장(新疆) 위구르족자치구 무슬림에 대한 잔혹한 처사가 테러대응이나 빈곤완화 노력을 위해 필요하다고 세계를 납득시키려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위구르인들에게 라마단 기간 강제로 돼지고기를 먹이고, 이슬람 공동묘지를 파괴하고,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떼어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위구르의) 동료 무슬림의 고통에서 얼굴을 돌리도록 중국 공산당이 설득하려고 시도해온 것을 알고 있다"며 "사실을 보고, 생존자와 그 가족의 말을 들어라"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얀마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를 폭력으로 탄압했고, 이란이 바하이 신앙, 기독교, 무슬림 수니파를 박해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인도네시아는 국교가 이슬람교는 아니지만, 인구 2억7천만명 가운데 무슬림이 87%라서 전 세계 국가 가운데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다.
국제인권단체와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등은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100만명가량의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무슬림이 수용소에 갇혀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위구르자치구 정책을 '인권 말살'이라고 규정했으며, 미 하원은 올해 9월 22일 신장 지역 생산 제품을 강제노역의 산물로 보고 미국 수입을 금지한 법안을 가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5일부터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를 거쳐 이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도착했고, 저녁에는 베트남으로 향한다.
그는 인도에서 "중국은 민주주의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했고, 스리랑카에서는 중국공산당을 '약탈자(predator)'라고 칭했으며, 몰디브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이 불법적으로 남중국해를 군사화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남중국해에 관한) 중국의 주장은 불법"이라며 견제를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해 양국 간 협력강화를 논의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미국의 일반특혜관세제도(GSP) 연장을 포함한 경제협력과 방위산업협력을 특히 강조했다고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이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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