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의대 교수 연구팀, 대한의학회지 게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이 우울증 등 심리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공준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 1천3명이 코로나19 발생 직후 느꼈던 우울, 불안 등을 연구해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대구에서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벌어져 병상 등 의료자원이 부족해지고, 의료인의 업무량이 매우 증가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1천3명 중 14.2%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병동에서 근무했고, 15.2%는 일하는 동안 코로나19 환자와 직접 접촉했다.
우울증 평가도구(PHQ-9)에서 10점 이상을 받아 우울증 위험군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334명(33.3%)에 달했다. 3명 중 1명은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 검사는 우울증을 선별하고 심각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다고 평가한다. 대개 10점 이상이면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불안장애를 측정하는 평가(GAD-7)에서 위험군에 해당하는 응답자도 126명(12.5%)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의료인 중 우울, 불안 위험군은 일반인구의 우울 위험군 5.6%(2018년), 불안 위험군 4.3%(2014년) 비율과 비교해 각각 5.9배, 2.9배 높았다"고 밝혔다.
우울 강도를 직군별로 보면 간호사, 특히 관리직 간호사가 9.51로 가장 높았다.
직군과 관계없이 업무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진 환자 병동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우울 지수가 10.03에 달했다. 우울증 위험군 비율도 46.9%에 달해 절반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치료와 관리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의료인의 건강한 업무 환경을 보장하고 적절한 심리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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