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서 지속적인 교회 개혁 의지 내비쳐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의 부패 척결을 위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교황은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뉴스통신사인 'adnkronos'와 한 인터뷰에서 "교회의 부패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뿌리 깊은 문제"라며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교회의 부패 척결을 최대 과제로 삼고 인적·제도적 개혁 작업을 추진해왔다.
교황의 개혁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혁을 저지하려는 세력도 교계 곳곳에 포진해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불행히도 부패는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계속 반복된다. 누군가 이를 없애면 다시 시작되고 이를 척결할 또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부패와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위해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내가 그 소임을 잘 수행했는지는 주님이 결정할 것"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나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웃으며 부연했다.
개혁 과정에서 건설적인 비판은 수용하되 반대 세력에 굴복하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교황은 "진실한 비판에 귀를 기울여 더 잘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얻어야겠지만 부정적인 의견에 끌려다니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핵심 보좌진 가운데 한명으로 교황청 요직을 두루 거친 죠반니 안젤로 베추(72·이탈리아) 추기경을 시성성 장관에서 전격 경질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베추 추기경은 2014년 국무원이 거액의 베드로 성금으로 영국 런던 첼시 지역 고급 상가 건물을 매입하는 데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교회 기금으로 자선단체, 목공사업체 등을 운영하는 친형제들에게 경제적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있어 바티칸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베추 추기경의 경질을 과거 부패 온상으로 지목돼온 금융 개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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