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으로 기록 보내면 '완주 메달'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뉴욕마라톤 대회는 취소됐지만 마라토너들의 질주 본능까지 멈추지는 못했다.
뉴욕마라톤 대회는 해마다 11월 첫 일요일에 스태튼섬 베라자노 내로스 다리에서 5만 명에 달하는 선수와 일반 참가자가 수천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제히 출발해 장관을 이뤘다.
올해는 대회 5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회 준비위는 코로나19로 대규모 모임이 불가능해지자 '2020 뉴욕 마라톤'을 가상 대결로 개최해 참가를 원할 경우 어디서든 뛸 수 있도록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10월17일∼11월1일까지 자신의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전 세계 어디서든 42.195㎞를 완주한 후 기록을 준비위에 보내면 완주 메달을 받게 된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가상 마라톤 대회 참가자는 첫해 425명, 지난해 2천828명이었다가 올해는 2만4천명 넘게 신청했다.
폴 카지노(55) 씨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2004년부터 대회에 참가했는데 만약 달릴 수 없다면 후회가 될 것 같다"며 "직접 참가할 수 있는 대회는 중단했지만 어쨌든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 엔지니어인 매트 코니베어도 지난 4월 코로나19에 감염돼 회복하는 데 한 달이 걸렸지만, 이미 가상 뉴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완주 기록을 보냈다.
올해는 제각각 마라톤 코스를 정해 뛰기 때문에 우승해도 상금은 없다.
그렇지만 가상 대회에 참석해 스스로 코스를 구성해 연습 기회로 삼는 선수들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실 뉴욕 마라톤 대회 코스는 5개의 다리를 건너야 하고, 도로의 포장 상태도 제각각이어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가상 대회에서는 이를 우회해 달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상 대회의 또 다른 이점은 날씨다. 대회 2주 동안 날씨를 참고해 참가하는 날을 선택해도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대회 준비위는 원래 코스를 따라 달리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준비위가 마련한 대회에서는 혼잡한 교차로의 교통을 통제하지만, 가상 대회에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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