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운송사업 '총량 상한' 두지 않기로…기여금 매출 5% 수준

입력 2020-11-03 10:00  

플랫폼 운송사업 '총량 상한' 두지 않기로…기여금 매출 5% 수준
모빌리티 혁신위, 권고안 발표…"플랫폼이 중개한 합승은 제한적 허용"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정부가 플랫폼 운송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차량 허가 대수에 관한 총량 상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납부해야 하는 기여금은 매출액의 5%를 기본으로 하고, 300대까지 구간별로 납부 비율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또 법인 택시의 경우 회사 보유 차량별로 각각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이 가능해져 가맹사업 독점을 방지하고 경쟁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하위법령 개정방안 등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정책 권고안을 3일 확정·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타다'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 속에 여객자동차법을 개정해 플랫폼 사업 제도를 신설하고, 운송·가맹·중개 등 3가지 사업 유형을 구분했다.
플랫폼 운송사업이란 운송 플랫폼과 차량을 확보해 직접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며, 플랫폼 가맹사업이란 운송 플랫폼을 확보하고 택시를 가맹점으로 모집해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또 플랫폼 중개사업은 운송플랫폼을 통해 여객과 운송 차량을 중개하는 서비스만 제공하는 형태다.
모빌리티 혁신위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5월 14일 출범했으며 총량 관리 방안, 기여금 산정방식 등을 논의해왔다.
플랫폼 운송사업을 위해선 기여금을 내야 하고 택시 면허에 기반한 총량제 적용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별도 총량 상한 미설정…개별 심의단계서 유연하게 접근
혁신위의 권고안에 따르면 우선 플랫폼 운송사업을 위해서는 호출·예약, 차량 관제, 요금 선결제 등이 가능한 플랫폼을 갖춰야 하며, 차량은 13인승 이하로 30대 이상을 갖춰야 한다.
혁신위는 이 밖에 차고지, 보험 가입 등을 기본 요건으로 규정했다.
사업자가 서비스 내용, 소비자 보호 및 종사자 관리 등에 대한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면 이에 대한 심의를 거쳐 허가해 준다.
내년 4월 법 시행 이후 허가신청을 하게 되면, 심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플랫폼 운송사업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플랫폼 운송사업의 가장 쟁점 중 하나였던 총량 규제와 관련 혁신위는 플랫폼 운송사업에 대한 별도 허가 대수 상한을 설정하지 않았다.
차량의 총량을 정해 두고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식은 부실 업체 난립과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한 것으로, 현재 택시도 엄격하게 총량 관리를 하고 있다.
개정 여객자동차법은 플랫폼 운송사업의 허가기준으로 택시 총량 등을 고려한 수송력 공급에 적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최대한 유연하게 관리하자는 취지다.
혁신위는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심의위에서 심의 방식으로 총 허가 대수를 관리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운행지역의 운송 수요, 택시공급 상황 등 외부 환경요인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허가 대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허가제도가 운용될 방침이다.




◇ 기여금 매출 5% 기본으로…300대 미만은 차등화
혁신위는 또 기여금과 관련 매출액의 5%를 기본으로 하되, 운행 횟수 당 800원, 허가개수당 월 40만 원 중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활성화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기존 운송시장과의 상생하는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다만 허가 총량이 총 300대 미만인 사업자는 납부 비율을 차등화해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에 운영 차량이 300대 이상인 경우 기여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200대 이상 300대 미만은 기여금의 50%가 면제되며, 200대 미만은 75%가 면제된다.
100대 미만 사업자는 2년간 납부유예가 가능하도록 권고했다.
기여금은 고령 개인택시 청장년층 전환, 고령 개인택시 감차, 종사자 근로 여건 개선 등 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향후 수납 규모에 따라 3년 주기로 기여금 수준, 활용방안 등을 재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기여금 제도가 플랫폼 운송사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택시와 비교할 때 요금이나 사업구역, 차량 등 대부분 규제가 완화 적용되는 점, 운송시장이 초과공급 상황인 국내 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혁신위는 설명했다.

◇ 차량 단위로 가맹계약 가능…공정한 경쟁 촉진
혁신위는 또 플랫폼 가맹사업의 경우 법인 택시 사업자 단위가 아닌 차량 단위로 가맹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개선을 권고했다.
이는 특정 플랫폼 사업자에 의한 플랫폼 가맹사업 독점을 방지하고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한 택시 회사의 모든 차량이 하나의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이 가능하지만, 법인 택시 회사가 보유 차량별로 각각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권고안에는 택시 제도 합리화 방안도 담겼다.
기존 택시의 요금제도는 현재 틀을 유지하되, 차종·합승·친환경 차 등 관련 규제는 합리적으로 완화될 방침이다.
혁신위는 현재 진행 중인 규제 유예제도 실증 결과와 연계해 플랫폼 가맹사업 택시에 대한 차고지 밖 교대를 허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플랫폼을 통해 중개되는 자발적 합승에 대해 안전 요건 충족을 전제로 합승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도 권고안에 담겼다.
아울러 음주 운전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택시 서비스 평가 의무화 및 확대 실시, 부제(의무휴업제)·지자체 규제 등의 개선도 연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안이 시장에 안착하면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가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구조로 변모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백승근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혁신위의 권고안을 기반으로 제도 개선을 착실히 추진하겠다"며 "플랫폼과 택시의 상생을 통해 국민들의 모빌리티 이용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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