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첫 원전 전력공급 시작…리투아니아 안전 이유 반발

입력 2020-11-03 22:43  

벨라루스 첫 원전 전력공급 시작…리투아니아 안전 이유 반발
러시아 지원으로 리투아니아 접경 아스트라베츠 지역에 건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동유럽의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건설한 첫 번째 원전이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고 벨라루스 에너지부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원전 건설에 반대해온 이웃 국가 리투아니아는 이에 반발해 벨라루스로부터의 전력 수입을 중단했다.
인테르팍스·AP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에너지부는 이날 "낮 12시 3분 원전 1호기 원자로의 발전기가 통합전력망에 연결됐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와 접경한 벨라루스 서부 그로드나주(州) 도시 아스트라베츠 인근에 위치한 벨라루스 첫 원전은 러시아원자력공사(로스아톰)가 지난 2013년부터 건설했다.
각각 1천200 메가와트(MW) 용량의 러시아형 가압수형원자로(VVER) 2기로 구성된 원전이다.
지난달 1호기 원자로가 가동에 들어가 이날 전력 공급을 시작했고, 2호기 원자로는 2022년 5월 가동될 예정이다.
벨라루스는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86년 이웃 공화국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
원자로 폭발로 발생한 분진이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날아가 벨라루스 여러 지역을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 내 원전 건설에 현지인들의 비판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벨라루스 당국은 전력난과 화력발전 의존도 축소 등을 이유로 원전 건설을 강행해 왔다.
벨라루스와 접경한 리투아니아도 원전 건설 과정의 각종 사고 등을 이유로 안전 우려를 제기하면서 아스트라베츠 원전 건설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원전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남쪽으로 불과 4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리투아니아 당국은 최근 벨라루스 접경 지역 자국 주민들에게 갑상선의 방사선 피폭을 경감해 주는 요오드제를 무료로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건설사인 러시아 로스아톰은 아스트라베츠 원전 설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인정하는 높은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며 리투아니아 측의 비판을 일축했다.
로스아톰은 원전 가동으로 매년 해당 지역의 탄소 배출을 이산화탄소 1천만t에 해당하는 양만큼 줄일 수 있다면서 오히려 원전 건설의 장점을 내세웠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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