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나이지리아서 트럼프 지지 시위…'거지소굴' 비하에도

입력 2020-11-04 00:19   수정 2020-11-04 09:44

[미 대선] 나이지리아서 트럼프 지지 시위…'거지소굴' 비하에도
보수 기독교·친이스라엘 행보 영향…"남아공 정부, 내심 바이든 당선 바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간지 메일앤가디언(M&G)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이날 나이지리아 남동부 아남브라주(州) 오닛샤 시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선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들면서 행진을 벌였다.
아남브라주는 대다수가 이보 족에 기독교인이고 이곳에 사는 일부 이보 유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행보를 환영한다.
트럼프 지지자인 오시타 오베타(30)는 "난 그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나라에 머물러 건설하도록 하고 푸른 초장인 미국으로 달아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지리아 이주민의 미국 입국을 막고 아프리카 나라들을 싸잡아 '거지소굴'이라고 비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수백만 명이 계속해서 그를 지지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친(親)트럼프 경향이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예상외로 커진 것은 그의 직설적인 성격과 보수적 경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한 조사에서 매우 종교적인 나라인 나이지리아와 케냐의 다수는 트럼프가 세계 문제에 대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는 신뢰를 하고 있었다.
지난 1월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인의 58%가 트럼프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나 단지 이스라엘, 필리핀, 케냐에 비해서만 신뢰도가 낮았다. 2020 갤럽 조사에서도 나이지리아인 56%가 미국 리더십을 승인한 반면 유럽인은 24%에 그쳤다.
그러나 케냐의 경우 선친이 케냐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당시 부통령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기길 바라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다.
케냐인들은 3일 남아공 SABC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미국 안팎에서 더 공명이 되는 후보라고 말하며 지지를 표시했다.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테크에 따르면 남아공 스텔렌보스 대학 부설 경제연구소(BER)는 2일 리서치 노트에서 미국 민주당이 대선뿐 아니라 의회까지 다수당이 될 경우에 주목했다.
그렇게 되면 약 1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또다른 재정적 경기 부양 패키지가 실현돼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2021년 회복을 돕고 결과적으로 남아공에도 긍정적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BER은 또 바이든이 대통령 될 경우 중국과 무역 분쟁에서 덜 호전적 자세를 취함으로써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되고 따라서 남아공 원자재의 대중 수출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남아공 신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손더슨-메이어는 2일 미 CNN 방송 기고문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무엇이든 간에 공개적으로 미 대선에 관해 언급하는 데 조심해왔다"면서 "은밀하게는 바이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정부 분석가가 자신에게 남아공은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에 의해 경원시 되던 다자주의로 돌아가 중국 문제에 대해 덜 보호주의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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