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신에 대한 거부감 확인…백신 구매에 혼선 초래 지적 제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보건 당국의 공식 승인을 받을 때까지 구매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4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에 보낸 의견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더라도 효능이 입증되고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구매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견서는 브라질 정부가 중국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생물유한공사의 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하루 만에 취소한 것과 관련, 야당이 연방대법원을 통해 해명을 요청한 데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코로나백 4천600만개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다음 날 계약이 전격 취소됐다.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 간에 코로나백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했고, 백신 확보가 급한 다른 지역 주지사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자체 예산으로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백 구매 계약에 반대한 것은 극우 성향 지지자들의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반영한 것이며, 2022년 대선에서 유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도리아 주지사를 견제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라질 언론은 보건부가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들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가 백신 구매에 혼선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부는 지난 7월 말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특별예산안에 서명했다.
코로나백과 마찬가지로 아르트라제네카 백신도 국가위생감시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백은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생물학연구기관인 부탄탕 연구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리우데자네이루시에 있는 생물과학연구개발기관인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Fiocruz)과 함께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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