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복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김태종 이지헌 박원희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누그러드는 것은 물론, 향후 수출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말 랠리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결과에 불복하면서 변수는 남아 있다.
우선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대선 장기화' 가능성이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10월 한 달간 코스피는 뉴욕증시와 함께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 당선 가능성이 점쳐진 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3대 지수는 이를 불식시키듯 2~3% 이상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가 되느냐의 결과보다는 선거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정책지원 혼선이 제거돼 갈 수 있다는 기대를 주식시장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석원 SK 리서치센터장도 "지금까지 불확실성이 컸던 게 문제였다"며 "우편투표에 대해 재검표하자고 하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당선 확정이 되면 이것이 없어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수출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교역 여건이 개선되면서 이는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계속되더라도 바이든 후보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돼 트럼프 정부하에서의 관세 전쟁 등 갈등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시대가 현실화하면 한국경제는 이머징 가운데 가장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국 수출은 세계 교역량에 탄력적인데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바이든 후보 당선이 국내 증시에는 훨씬 긍정적"이라며 "지난 4년간 코스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증시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바이든 당선으로 연말 랠리 등 되돌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신재생에너지·전기차 등 그린뉴딜주에 초점이 맞춰지고 오바마케어 유지 확대 등 정책으로 헬스케어 업종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2조 달러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가져가면서 바이든 후보 당선시 우려가 됐던 기업들에 대한 증세와 규제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명지 팀장은 "시장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상원을 공화당이 가져가면 발이 묶일 것을 우려했는데, 오히려 최선의 결과로 보는 것 같다"며 "공화당이 상원을 가져가면서 증세와 규제가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캠프에서 소송에 나서고 있는 점은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결과에 불복해 연방대법원 소송까지 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00년 대선 사례를 보면 앞으로 한 달 정도 불확실성이 지속해 증시 추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은 단순한 불확실성 제거와 정책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된 것일뿐, 새로운 출발 신호탄이 켜졌다라고 하는 평가는 확장된 해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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