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 상장 연기에 홍콩 투자자들 이자·수수료만 떠안아

입력 2020-11-05 12:03  

앤트 상장 연기에 홍콩 투자자들 이자·수수료만 떠안아
"사상 최대 기업공개가 사상 최대 환불 사태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상장에 대박을 꿈꿨던 개미 투자자들이 상장 연기로 대출이자와 수수료만 떠안게 됐다.
5일 홍콩 매체 명보에 따르면 전날 저녁 HSBC, 항셍은행, 중국은행 등 3개 은행은 앤트그룹의 상장 연기에 따른 청약증거금 환불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신용거래융자 이자와 수수료를 기존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세 은행은 이번 앤트그룹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신용거래융자를 해 준 금융기관이다.
이중 HSBC와 중국은행만 총 2천500억위안(약 42조5천억원) 이상을 앤트그룹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빌려줬다.
이로 인해 이들 은행이 챙길 수 있는 이자는 약 2천400만위안(약 40억8천만원)이라고 명보는 전했다.
홍콩에서 앤트그룹의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개인 투자자는 155만명으로, 이들이 청약 증거금으로 납입해 동결된 자금은 1조3천100억홍콩달러(약 191조원)다.
앤트그룹은 상장이 연기되자 4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청약 증거금을 환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빚을 내 청약을 한 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이자와 수수료를 물게 생겼다.
일부 군소 증권사들은 해당 이자와 수수료를 포기하겠다고 밝혔고, 또 일부는 이를 앤트그룹이 보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 은행들이 이자와 수수료를 예정대로 받겠다고 하면서 대박을 꿈꾸며 앤트그룹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었던 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앤트그룹 주식을 손에 넣어보지도 못하고 손해만 보게 됐다.
애초 앤트그룹 주식은 이날부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과학창업판에 동시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앤트그룹은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기업공개 규모인 약 340억달러(약 38조4천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장을 48시간도 안 남긴 지난 3일 밤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공고문을 통해 앤트그룹의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과학창업판(스타마켓) 일반 청약에는 개인 투자자 515만5천600명이 참여해 2천769억주를 사겠다고 청약 신청을 했다.
청약 신청액은 19조500억위안(약 3천2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달한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력을 갖춘 이들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과학창업판은 청약 신청 단계에서 증거금을 실제로 받지는 않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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