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에도 화물 매출 2배↑…4분기도 흑자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영업이익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은 대폭 줄었지만, 전세계 항공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홀로 흑자 행진을 한 것이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1조5천508억원이며,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1천179억원)와 올해 2분기(1천485억원)보다 95%가량 줄었지만,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애초 화물 수요가 많고 운임이 높았던 2분기와 달리 3분기는 운임이 하락하고 전 세계 화물 수송 공급이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이 3분기에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흑자는 2분기와 마찬가지로 화물 사업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객실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해 화물을 수송한데 이어 9월에는 여객기 좌석을 제거해 화물기로 전환하며 화물 사업을 확대했다.
여객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3분기 총매출액의 65.5%인 1조163억원을 화물사업 매출이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화물 매출액(6천401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흑자 행진을 한 점도 눈에 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해고 등의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적자를 냈지만, 대한항공은 임직원 고용 유지를 최우선에 두면서도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글로벌 항공사 3분기 영업손실을 보면 미국 델타항공 63억8천달러(약 7조2천억원)·아메리칸 항공 28억7천만달러(약 3조2천억원)·유나이티드 항공 16억1천만달러(1조8천억원), 일본 전일본공수(ANA) 2천800억엔(약 3조원)·일본항공 2천200억엔(약 2조4천억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분기 연속 흑자는 화물 사업의 선방과 전 임직원의 위기 극복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위기 돌파 능력과 리더십'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올해 4분기와 내년도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최악은 피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온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말은 항공 화물의 성수기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제선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이 더뎌지면서 여객기 '벨리 카고'를 통한 화물칸 공급이 여전히 부족할 것이고, 항공화물 운임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한항공은 항공 여객 보릿고개를 화물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흐름으로 버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수송 보급이 내년 하반기 본격화되면 대한항공 화물 사업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특수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19 백신 수송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백신 수송에 대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다른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화물 사업 확대로 선방한 대한항공과 달리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한 저비용항공사(LCC)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