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올해 내내 미국 대선에 대해 별반 보도하지 않았던 중국 매체들이 선거 개표가 시작된 후 벌어진 혼란은 집중조명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는 "그간 중국 매체들은 중국 정부가 미 대선에 대해 어떠한 논평도 삼간 채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미 대선에 대한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미국 사회의 혼란과 충돌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구글 자료를 인용, 미 선거일인 지난 3일 하루동안 인종차별과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우려로 미국인들의 '캐나다 이민'에 관한 정보 검색량이 70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CCTV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기를 잡은 디트로이트의 개표소로 모여들어 "개표를 중단하라"라고 외치며 안으로 난입하려고 시도하는 영상을 방송했다.
이 방송 화면 아래에는 "미국의 여러 지역이 혼란에 빠졌다"는 자막이 나갔다.
관영 상하이 신민이브닝뉴스는 미 대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대규모 우편투표를 둘러싼 엄청난 논란이 있어 이번 선거는 미 정치와 사회에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고 보도했다.
검열이 심한 중국 인터넷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열세인 지역에 대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한 이후 미국 사회가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이(沈逸) 푸단대학 국제정치학과 부교수는 중국 온라인 매체 관찰자망(觀察者網)에 올린 영상에서 "미국의 건국 아버지가 미국의 시스템을 만들었을 때는 오늘날 미국이 이런 상황에 처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운영 체계에 무슨 문제가 있나? 단지 트럼프나 일부 정치인에만 책임을 돌려야할까?"라고 조롱했다.
SCMP는 선 교수의 발언은 현재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미 대선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의 한 축을 대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온라인에서는 '미 대선 뉴스는 연예면 아래에 배치해야한다'는 등 미국의 체제를 조롱하는 목소리와 함께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야 중국에 이득이 될 것인지를 놓고 누리꾼들 간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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