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육로로 입성 후 800대 차량과 함께 1천㎞ 이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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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지난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망명길에 올랐던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꼭 1년 만에 '화려한 귀환'을 계획하고 있다.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언론들에 따르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오는 9일(현지시간) 망명지 아르헨티나에서 육로 국경을 통해 볼리비아 남부 비야손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볼리비아 땅을 밟은 후엔 육로로 긴 여정을 이어간다.
1천㎞가 넘는 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곳곳을 들른 후에 11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코차밤바의 치모레에 도착할 예정이다.
11월 11일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쫓기듯 볼리비아를 떠난 지 꼭 1년째 되는 날이며, 치모레는 당시 첫 망명지인 멕시코행 비행기에 올랐던 곳이다.
2006년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취임해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부정 시비가 일며 퇴진 압력이 거세지자 불명예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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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년 대선 결과가 무효화되고 1년 만에 다시 치러진 선거에서 모랄레스가 이끄는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MAS)의 루이스 아르세가 당선되면서 모랄레스의 부활길도 열렸다.
당초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오는 8일 아르세 당선인의 취임식에 맞춰 귀국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모랄레스는 "취임식의 주인공은 아르세"라며 취임식이 끝난 후 자신만의 귀환을 택했다.
이번 귀환 여정은 1년 전 망명 여정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 그는 사퇴 하루 만에 멕시코 정부가 보낸 공군기에 오르며 그야말로 야반도주하듯이 떠나야 했고, 일부 중남미 국가들이 그가 탄 비행기의 기착이나 영공 통과를 불허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귀환길에는 수많은 지지자가 함께 할 예정이다.
MAS에 따르면 800대의 차량이 9일 국경 비야손에서 모랄레스를 맞아 치모레까지의 여정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현지 에후TV는 전했다.
치모레에서도 화려한 환영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MAS 관계자는 환영 행사에 볼리비아 전역의 지지자 150만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르세 당선인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새 정부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1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간 모랄레스는 어떤 식으로든 곧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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