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도 이슬람 만평 때문에…교사 위협 선동 10대 체포

입력 2020-11-0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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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서도 이슬람 만평 때문에…교사 위협 선동 10대 체포
뤼테 총리 "용납 못해…표현의 자유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네덜란드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 수년 동안 걸려있던 이슬람 극단주의 풍자 만평 때문에 한 교사를 위협할 것을 선동한 혐의로 10대 한 명이 체포됐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이날 로테르담에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와 해당 학교를 겨냥한 범죄를 선동하는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에 올린 혐의로 18세 소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해당 학교는 최근 살해된 프랑스 중학교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으며, 일부 학급에서는 관련 토론도 진행됐다.
파티는 지난달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길거리에서 참수당한 채 발견됐다.
이 네덜란드 학교의 한 학급에서 관련 토론이 진행되던 중 일부 학생은 교실에 5년간 걸려있던 한 풍자 만평을 없앨 것을 요구했으나 현장에 있던 교사는 이를 거부했다.
해당 만평은 2015년 네덜란드에서 상을 받은 그림으로, 머리가 없는 한 사람이 '샤를리 에브도' 티셔츠를 입고 자신을 참수한 남자를 향해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만평 작가는 최근 자신의 그림은 무함마드가 아니라 지하디스트를 묘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학생들은 해당 교사가 신성모독을 저질렀다고 주장했고, 해당 만평에 묘사된 인물은 무함마드가 아니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라는 설명을 듣는 것을 거부했다고 네덜란드 매체인 'NL 타임스'는 전했다.
이후 이 만평의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됐고, 해당 교사는 위협을 받아 몸을 숨겨야 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체포된 10대가 해당 학교의 학생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해당 교사에 대한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외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이 우리 교실에서 표현의 자유와 같은 주제에 관해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뤼테 총리는 "누군가 당신의 세계관이나 종교적 신념과 충돌하는 의견을 가졌을 때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말할 권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전날 또다른 네덜란드 도시인 덴보스의 한 학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한 교사가 집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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